나란히 앉아서 일하던 사무실 책상 위엔 긴 회초리가 하나 놓여 있었다. 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그 회초리에 반사되어 은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방 안은 조용했고, 시계 소리만이 가끔씩 들려왔다.

 

선생님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분명히 숙제 하라고 했는데, 넌 왜 맨날 말을 안 듣니? 벌써 몇 번 째야?

 

다영이는 고개를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영: 죄송합니다. 이번 주에 시험이 끝나기도 해서…

 

다영이는 이번 주에 시험이 끝나서 마음 편히 쉬고 싶었다. 시험의 압박감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지만, 선생님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그녀는 당황하며 머뭇거렸다.

 

순간, 다영이는 자신이 잘못한 것을 깨닫고 선생님의 눈치를 보며 차분히 사과했다.

 

선생님은 잠시 다영이를 바라보다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선생님: 숙제를 안 해오면 어떻게 되지?

 

다영: 종아리를 20대 맞기로 했어요…

 

선생님: 그럼 어서 자세 잡아!!

 

다영이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불안감에 맞서기 위해, 한숨을 깊게 들이켰다. 그녀의 심장은 긴장으로 인해 빠르게 뛰고 있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리고는, 결심에 찬 모습으로 천천히 의자 위로 그녀의 발을 올렸다. 의자는 그녀의 무게를 견디며 살짝 흔들렸고, 다영이는 자신이 이 순간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천천히 청바지의 밑단을 붙잡아 무릎까지 올렸다. 그녀의 행동은 마치 의식적인 준비 과정인 것처럼, 모든 움직임이 신중하고 의미심장했다.

 

그녀의 청바지는 지금까지의 여정을 증명하듯,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 보였다. 그녀가 청바지를 올리는 순간, 그녀의 다리에는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상처들이 드러났다.

 

전에 혼이 난 후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무서운 표정으로 회초리를 들고 지영이를 바라보고 계셨다.

 

다영이의 눈빛은 애절했지만 선생님께는 소용없었다. 선생님께서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회초리로 다영이의 종아리를 툭툭 쳤다. 다영이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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