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부르셔서 안방으로 들어가는 하 부인의 모습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함과 초조함이 깃들어 있었다.

 

하부인: 어머님 들어 가겠습니다.

 

안방에 아무런 기척이 없자 하 부인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매서운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시어머니 모습 그리고 가지런히 놓인 목침과 보자기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었다.

 

하부인: 어머님 부르셨습니까?

 

하 부인이 시어머님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고 앉자 시어머니가 매서운 눈빛으로 하 부인을 째러 보며 말한다.

 

시어머니: 내가 무슨 일로 너를 불렸는지 알겠느냐?

 

하부인: 제게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신 가요?

 

시어머니: 얼마 전 친구에게서 우리 손주 한길인가 훈장님 몰래 서당 담장을 넘어 도망쳤다는 얘기를 들었다.

 

시어머니: 네 자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감싸주고 오냐오냐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이 집 안주인인 하 부인에게는 7살 된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어찌나 말을 안 듣고, 사고뭉치인지 집안 모든 식구가 골치 아파하던 터였다

 

시어머니: 손주 일은 넘어가더라도 너의 행실이 안 좋다는 말이 많다.

 

시어머니: 네 행동 하나에도 집안 전체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으니 매사 언행과 행실을 각별히 주의하라 말했거늘!

 

하부인: 어머님... 그건….

 

시어머니: 너같이 버릇없는 애들은 따끔하게 혼나야 정신 차리지!!

 

하부인은 억울했다. 여자들끼리 모여 수다 떠는 자리에서도 남 얘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조용히 듣기만 할 뿐 섣불리 말을 꺼낸 적은 없다. 아마 자신을 질투하는 나이 어린 형님이 어머님에게 모함했음이 틀림없다.

 

시어머니: 손주가 태어난 이후론 더 이상 때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오늘만큼은 참을 수 없어 다시 널 혼내야겠다

 

시어머니: 목침 위로 올라가 종아리를 걷거라!

 

매섭게 노려보며 말하는 시어머니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서 있던 하 부인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눈물을 꾹 참았다.

 

하 부인은 방바닥에 놓인 나무토막 같은 목침 위로 올라가더니 버선발을 가지런하게 모았다. 긴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니 하얀 버선발 사이로 하얗고 예쁜 다리가 나타났다. 버선 위로 날씬하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성숙미를 풍기는 윤 씨 부인의 다리는 가히 예술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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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단편 소설 - 엄격한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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